경기 침체란 정확히 무엇이고, GDP와 PMI, 장단기 금리차는 각각 무엇을 알려 줄까?
경기 침체 뜻은 경제 활동이 넓은 영역에서 상당 기간 줄어들며 기업 이익과 고용, 소비까지 함께 약해지는 상태다. 성장률이 잠시 낮아지거나 주가가 급락한 것만으로는 경기침체라고 확정하지 않는다. 경기침체는 지표 하나가 붙이는 이름이 아니다. GDP는 지나온 경기를 확인하고 PMI는 기업 현장의 변화를 빠르게 보여 주지만, 장단기 금리차는 침체 가능성을 미리 반영하는 경보에 가깝다.
경기 침체와 경기 둔화는 어디서 갈리나
경기 둔화는 경제가 성장하되 속도가 느려진 상태까지 포함한다. 반면 경기 침체는 생산과 소비, 고용 같은 여러 활동이 함께 위축되는 더 무거운 말이다. 주가 하락과도 같지 않다.
시장은 앞으로 벌어질 일을 먼저 예상해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주가가 내려간 뒤에도 실물경제가 버틸 수 있고, 공식 침체가 확인될 무렵에는 금융시장이 먼저 회복을 기대할 수도 있다. 순서는 고정되지 않는다.
유동성도 따로 봐야 한다. 시중에서 움직일 수 있는 돈이 줄면 여러 자산의 가격이 압박받을 가능성이 커지지만, 유동성 감소만으로 침체 판정을 내리지는 않는다. 그것은 환경이지 판정문이 아니다.
경기 침체 원인은 하나의 사건으로 끝나지 않는다
경기 침체 원인은 대개 사슬로 나타난다. 물가 부담이 오래가면 금리가 높은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커지고, 자금 조달 비용이 오르면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가 약해질 수 있다. 이후 매출과 이익이 줄면서 고용이 식는 경로다.
다만 시작점은 매번 다르다. 금융 불안이나 외부 충격이 먼저 올 수도 있으며, 여러 원인이 겹치기도 한다. 결과만 보고 최초 원인을 하나로 확정하면 사후 설명이 되기 쉽다.
물가도 한 숫자로 뭉뚱그리면 곤란하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과 기업이 부담하는 생산 비용, 통화정책을 판단할 때 주로 살피는 물가는 범위가 다르다. 방향과 속도를 함께 본다.
기준금리 변화는 대출 비용과 채권 금리, 환율, 기업 가치 평가에 차례로 번질 수 있다. 그러나 전달 속도와 강도는 부채 규모와 당시 금융 여건에 따라 달라진다. 곧장 같은 결과가 나오지는 않는다.
미국 경기침체는 누가 어떻게 정하나
GDP는 한 나라가 한 분기 동안 새로 만든 부가가치의 합계다. 미국 경제분석국과 한국은행은 먼저 속보치를 내고 이후 자료가 더 모이면 수치를 고친다. 정확성을 보완하는 대신 느리다.
두 분기 연속 GDP가 줄면 흔히 기술적 침체라고 부른다. 계산하기 쉬운 기준이다. 그러나 미국의 공식 경기침체 판정과는 다르다.
미국에서는 민간 연구기관인 전미경제연구소, NBER가 고용과 소비를 비롯한 여러 경제 활동을 함께 살핀다. 2022년 상반기 미국 GDP는 두 분기 연속 감소했지만 고용과 소비가 버텼고, NBER는 공식 침체를 선언하지 않았다. 기사에서 말하는 침체가 어느 정의인지 먼저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PMI는 더 빠르다. 기업 구매 담당자에게 신규 주문과 생산, 고용이 전달보다 나아졌는지 묻는 월간 설문이며 50 위는 확장, 아래는 수축을 가리킨다. 수준만 보면 절반만 읽은 셈이다.
가령 52에서 48로 내려오면 확장에서 수축으로 꺾인 흐름이다. 45에서 47로 오르면 아직 수축 영역이지만 악화 속도가 누그러진 모습으로 읽을 여지가 있다. 같은 숫자도 방향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
장단기 금리차는 경보이지 날짜 예고가 아니다
장단기 금리차는 보통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에서 2년물 금리를 뺀 값이다. 이 값이 0 아래로 내려가면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높은 역전 상태가 된다. 채권시장이 미래의 경기 약화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반영한 결과일 수 있다.
과거 적중률은 강했다. 1976년 이후 2년물·10년물 금리 기준으로 뚜렷한 역전을 여섯 차례 분류했을 때 다섯 차례 뒤에 침체가 왔으며, 역전부터 침체까지 걸린 시간의 중앙값은 약 16개월이었다. 판정 기준은 금리차 역전 뒤 공식 침체가 이어졌는지 여부다.
실패도 남아 있다. 2022년 7월 시작된 역전은 약 26개월 이어졌지만 2025년까지 미국은 공식 침체 판정을 받지 않았다. 여섯 사례 가운데 최소 한 번은 크게 빗나간 셈이다.
시차도 넓었다. 몇 달 뒤 침체가 온 사례가 있는가 하면 2년 가까이 걸린 때도 있었다. 역전 당일에는 금리 관계만 알 수 있었고, 침체 여부와 시점은 나중에 확인된 결과다.
경기침체 금값과 달러는 왜 한 방향이 아닌가
경기침체 금값을 찾는 사람은 흔히 안전자산이면 언제나 오른다는 답을 기대한다. 하지만 금은 경기 상태만 반영하지 않는다. 실질금리와 달러 가치, 유동성 수요도 함께 움직인다.
불안이 커지면 금을 찾는 수요가 늘 수 있다. 반대로 현금 확보가 급해지거나 금리가 높은 상태가 이어지면 가격이 눌릴 가능성도 남는다. ‘침체’라는 이름만으로 방향을 정하기 어려운 까닭이다.
달러가 강해질 때도 영향은 갈린다. 원화로 환산한 해외 자산의 값과 수입 비용, 외화 부채 부담이 서로 다른 쪽으로 움직일 수 있다. 환율부터 분리해 봐야 한다.
경기침체 수혜주보다 먼저 확인할 항목
경기침체 수혜주라는 고정 명단은 만들기 어렵다. 같은 업종에서도 부채와 현금흐름, 가격 결정력에 따라 충격이 달라진다. 정부 정책과 금리 변화도 결과를 바꾼다.
경기침체 투자를 판단할 때 확인할 대상은 예언보다 노출 구조다. 매출이 경기에 얼마나 민감한지, 이자 부담을 감당할 현금이 있는지, 고용과 신규 주문이 실제로 약해지는지를 살펴야 한다. 최신 수치는 발표 기관에서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GDP는 백미러다. PMI는 앞쪽 창에 가깝고 장단기 금리차는 경보등이다. 어느 하나도 혼자 운전대를 잡지 못한다.
남은 질문은 경보가 울렸을 때 GDP와 PMI를 어떤 순서로 대조할 것인가다. 세 지표의 발표 시차와 장단기 금리차의 실패 사례는 『경제지표의 기본기』 4장 ‘성장과 경기 — 백미러와 경보등’에서 이어서 확인할 수 있다.